연재01 나의 아파트 이야기 프롤로그

연재01 나의 아파트 이야기 프롤로그

『연재01 나의 아파트 이야기 프롤로그』

"20174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계약 하면서 부터, 그 해 7월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직을 맡게되고, 20198월 계약한 아파트에 입주, 201912월 동대표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당선된 후  202012월 초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사퇴하기까지 3년간 제가 경험한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단순히 저의 경험이고, 저의 기억에 의존한 내용이기 때문에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과 사건의 내용이나 입장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그 점을 참고해주시고, 글 중간 중간에 현재 아파트 일과 관련하여, 제 경험상 아쉬웠던 부분이나  현업에 계신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을 덧붙일 요량이오니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글쓰기 경험이 일천함을 너른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재01 나의 아파트 이야기 프롤로그

프롤로그

저희 가족은 20174월 초 경기도 화성시 소재의 한 민간분양아파트 한채를 계약했었습니다. 그때 살고 있던 곳은 경기도 안산 구도심의 26년 된  25평 연립주택이었죠. 신혼집으로 3천만원을 들여 싹 인테리어를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인근 초등학교로 보내 졸업할 때까지 살자고 계획했던 저희 부부가 이사를 결심하게된 것은 두가지 이유였습니다.

 

첫번째로 20144월 세월호 사고. 단원고는 집 앞이었고 사고 당시 동네는 상가집이 따로 없었습니다. 정치를 떠나 생떼같은 자식들을 떠나보낸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기보단, 그들이 사는 지역이 그리 잘사는 지역이 아님을 부각시키며 '자식팔이'한다는 얘기들을 공공연히 하는 모습에, 같은 지역에 사는 저희는 그 침울한 분위기와 불안한 마음에 이민까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습니다.

 

두번째, 이민을 고민하다 현실의 벽에 반포기한 상태에서 2015년 첫아이가 태어납니다. 첫 아이가 3살이 되었을 무렵, 아이 장난감과 유아용품들로 비좁아진 집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이라 조금씩 불편함을 느끼며 살고 있었죠. 그 즈음에 구축, 신축 사이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끼리 서로 무시하고 편가르기, 심한 경우 따돌림을 하고, 그 학부모나 선생님들도 신축거주 아이와 구축거주 아이들 간 차별대우가 심하다는 뉴스가 자주 나왔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저희 가족이 사는 연립주택과 건축중인 재건축아파트 사이에 초등학교가 있었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죠.

 

이러한 연유로 세살인 첫째와 준비 중인 둘째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마련해줘야 겠다는 생각에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 지역의 신축이던 구축이던 거주하고 계신 분들에 대한 비하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걱정이 많은 초보 부모였음을 이해해주세요. 그리하여 저희 부부는 주말마다 안산에 있던 모델하우스를 찾아다녔습니다. 2~3주동안 찾아다니던 중 한 아파트가 마음에 들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총 1,300세대 중 300세대만 계약된, 1,000세대 정도 미분양인 아파트였습니다. 특별공급, 1순위, 2순위, 무순위도 끝나 선착순분양을 하는 인기 없는 아파트에 좋다고 계약을 한 것이었죠. 그 당시 청약을 한번 넣어봤지만 떨어진 경험 외엔, 부동산에 전혀 관심도, 지식도 없던 때라서 미분양이 뭔지, 그게 어떤건지 와닿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냥 원하는 동, 원하는 층에, 계약금 3천만원을 입금하여 계약한 뒤였고, 2년 반 뒤 입주할 것에 들뜬 마음 뿐이었습니다.

 

계약한 아파트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안심금리"라는 것을 신규계약자에 한해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부동산 경기는 침체상태였고, 아파트 중도금 대출의 금리는 3.5%에서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 였구요. 이 혜택이라고 내세운 "안심금리"라는 것은 중도금 대출 금리가 3.5%를 넘길 경우 3.5%까지는 계약자가, 3.5%초과하는 중도금대출 이자분은 시행사가 부담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으로 4%가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뉴스가 연일 나오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여준다는 건데, 문제는 선착순분양 이전, 청약에 당첨돼 계약한 분들에게는 그 혜택을 주지 않는 다는 거였습니다. 1,300세대 중 청약으로 계약한 세대는 300세대, 선착순분양으로 꾸준히 계약자가 있었지만, 청약계약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에서 그러한 조건을 내걸었으니 청약계약자의 반발이 엄청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델하우스 앞에서 집회까지 하려했다고 하더군요.

 

그러한 사실은 전혀 모른체 몇차례 계약한 아파트가 궁금해 모델하우스를 갔을 때, 누군가 나눠준 전단지에 "입주예정자협의회 카페 가입"안내문을 보고 저희 부부는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선 이미 많은 계약자(그래봐야 회원수 200명도 안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가 가입해 있었고,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그 중엔 "안심금리" 차별혜택에 대한 불만 글이 많았었구요. 입주예정자협의회에선 다음과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오프라인 모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 현 회장의 일신상 사유에 의한 사퇴로 회장/부회장 및 입주예정자협의회 운영진 모집
  • 안심금리 차별혜택에 대한 대응
  • 미분양 해소를 위한 대책
  • 미승인된 학교 설립 추진 방안 모색

오프라인 모임은 20177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델하우스 카페테리아에서 모이는 걸로 공지가 되었고, 저희 부부는 그 모임에  참석할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민을 하던 중 무슨 생각이었는지 카페에 몇가지 글을 썼는데, 그 글 중에 한 게시글이 아마도 제가 회장을 맡게 되는 단초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의 글이었을꺼에요.

기존 청약계약자가 안심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중도금대출 실행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가 3.5%이상 넘지 않을 수도 있다. 시간이 있으니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협상테이블에 앉기 전 섣불리 자극하지 말고,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봅시다.

당연히 카페 가입자 대부분인 청약계약자분들의 비난이 쏟아졌죠. '너는 선착순분양이라 안심금리 혜택을 받게 되었으니 맘편한 소리한다' 등등.. 그 중 오프라인 모임의 주최자인 한 분이 모임에 꼭 나와달라는 댓글이 달렸고, 오해라도 풀자 싶어 모임 참석을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전혀 모른 체 말이죠.

 

프롤로그 끝.

 

필자의 첨언

1) 필자가 계약한 단지의 주변 상황을 조금 첨언하자면, 2007년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USK)가 화성시에 테마파크를 건설한다는 것을 확정, 2014년 개장을 목표로 하였으나 지지부진 하다가 박근혜 대통령 공약에 포함되면서 재추진되던 2015. 3개의 민간분양아파트를 시작으로 연이어 2개 단지가 더 분양했고 완판이 됩니다. 그러나 2017116일 유니버셜 스튜디오 테마파크가 최종 무산되면서, 바로 직전 분양을 한 필자의 아파트는 장기간 미분양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2) 미분양 해소를 고심한 시행사는 "안심금리"외에도 계약자를 대상으로 하여 MGM을 시행했는데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계약자가 소개한 사람이 계약을 할 경우 계약자와 신규계약자 각각 100만원 지급, 두명 이상 소개하여 계약하면 소개한 계약자에게 많게는 2~300만원 지급. 이 제도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유는 추후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으로 활동 당시 단체의 경비마련의 일환으로 MGM을 활용하고자 했던 사례의 기초자료이기 때문입니다.